일본연수후기
글쓴이 유영희 IP 59.6.xxx.37

날짜

2010-08-12

조회

1969
 
 
참 잘 자랐구나!!!!  
맑갛게 씻고 나오는 딸을 흘깃~~쳐다보며 감탄이 절로 나올때가 있다.
대체 나에게는 젊은시절이 있기나  했었나? 라는 웃기는 생각도 든다. 외모지상주의자 는 결코 아니지만 솔직히  160도 안되는 숏다리  엄마에 170이 넘는 롱다리 딸이라니....감사할 따름이다.

내가 키운게 아니고 저절로 컸다는 생각이 들면  참으로 하늘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하다. 그러나  이런 생각도 잠시뿐...시쳇말로 싸가지 없는 말대꾸 한마디에  내꿈은 사라져 버리고 만다.  모유 를 못먹이고 소젖으로 키운탓에 에미를 들이받는구나 라는 생각 이 들면 너무 쉽게 모유수유를 포기한 자신이 후회스럽고 참으로 미안하기도 하다.  

나는 딸에게 가끔 말한다. “ 네 신랑감 의 커트라인은 첫째조건이 찌찌 먹고 컸나?  이다. 너의 부족함을 보완 해줄사람 은 엄마젖 먹고 사랑 많이 받으며 잘 자란 사람이라야만 한다.” 라고 못박는다.  

모유아 와 인공영양아의  차이에 대하여  공부할수록 자꾸  딸에게 미안한 생각이 든다. 엄마 찾아 삼만리 길고긴 터널을지나 지구별에 도착한 아기의 첫음식이 무엇이었는지? 또한 양육자의 태도가 어떠했는가? 에 따라 인생의 많은것들이 이렇게도 저렇게도  달라질수 있다.  

나비의 가벼운 날개짓 이 지구저편에서는 태풍으로 변한다는 뜻의 나비효과 라는말은  어릴적 환경이 인간의 성장과 생에 미치는 영향을  적절하게 비유 한다고 생각한다.  평화주의자 이며 채식주의자 로 알려진 간디 는 그의 자서전에서 먹는것이 곧 그사람 이다 라는 말을 하였다.

“나는 내가 먹는것으로 이루어진다 ” 라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자동차 연식이 오래되면 이런저런 고장이 잦아지듯이 나이 들어가면서  이런저런 적신호가 들어오기 시작 한 나의 몸은 산모에게 1일 6식을 해주는  조리원 이라는 환경속에서 더욱 먹거리에 대한 절제 가 필요한 지경에 이르렀다.

얼마전 조산협회에서 하는 모유수유 전문가 심화과정 을 공부하는중 일본 에 갈 기회가 주어졌는데 식민사관 으로 인하여 부정적이며 왜곡된 편견 을 갖고있던 나로서는 일본이란 나라에 대하여 참으로 신선한 문화충격을 받고 돌아왔다.  

우선은 일본에는 뚱뚱한 여자가 없더라는 점 이 눈에 들어왔다. 채식과 해산물위주로 앙징맞은 그릇에 음식을 앙증맞게 담아 눈으로 식사를 하는 사람들  그러고보니 체류하는 1주일동안 고기류 를 한번도 못먹은것같다.  

여성들이 아기를 낳으면  모유로 아기를 키우는것이 공통적인 사회적 약속이다. 모유수유를 위해 한달에 한번 별일 없어도 맛사지와 상담 을받으며 모유육아 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조산사들...

그리고 내가 만난 사람들 모두가 친절하고 정직하며 세심한 배려 로 남에게 절대 폐를 끼치지 않는 조용한 그야말로 민도가 높은 나라 라고나 할까?  옛날 조선을 조용한 아침의 나라 라고 하였는데 조용한 아침의 나라 라는 말은 일본에게 어울리는 말 인것 같았다.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 얼마나 조급하고 시끄러운가?  타고르 는 혹시 일본을 보지 못하고 그런말을 한건 아닌가?  세계2위 경제 대국 이면서도 진실함과 순수함을 간직한 사람들 이라는 느낌 이었다.

우리보다 한발 앞서 출산장려정책을 펼치는 나라로서 인간에 대한 깊은배려가  정책에 반영 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일본은 아기를 낳고 1주일간을 조산원이나 병원에서 젖물리기 목욕시키기 등 을 배운뒤 퇴원을 하며 조산사 가 아니면 산모나 신생아를 돌보지 못한다. 한해 조산사의 배출이 엄청난 숫자 이다.

지역사회에서 조산사는 대단히 존경받는 여성의직업 으로 자리매김 되어있다.
내가 머문 조산원은 유럽이나 중동 지방의 왕실에서도 자연으로 아기 낳아기르기 를 위해 찾아오는곳 이었다. 의사 못지않은 실력도 있어야 한다. 정확한 의학적판단을 해서 병원으로 이송보낼 경우 15분내로 의사가 대동한 엠불런스나 헬기 가 온다.

병원이나 조산원은 대등한 의료기관으로 국가로부터 산전 진료비와 분만비 등을 받는다. 분만비도 엄청나다 분만한건당 국가로부터 우리돈으로 6백만원정도를 받는다.  
 

우리의 현실을 한번 점검해보자.  

정상분만 을 하고 2박3일 혹은 제왕절개수술을 한 경우에는 5박6일후 퇴원을 한다. 국가로부터 받는 분만 금액은 25만원 정도로 강아지가 새끼 낳는것보다 도 싸다. 쩝  -.-;;

두생명을 책임진다는 위험부담은 또 얼마나 큰가?  한번만 잘못하면 10년공부가 도로아미타불이 된다. 산부인과를 전공하겠다는 희망자가 줄어들고  분만을 안하는 산부인과병원이 70프로 나 되는 현실과 저출산문제.. 우리의 재앙은 이미 준비되고 있는것 인지도 모른다.

아기를 낳고 병원에 있는 동안 대부분의 경우 아기는 엄마젖을 먼저 빨기 보다는 실리콘 젖꼭지를 먼저 맛본다.  신생아실에서 모유수유 하시라는 콜을 받으면 힘든 걸음 으로  수유실로 가 아기를  품에 안고 젖을 물려보나 곧 잠들어 버린 아기를 바라보다가 병실로 돌아간다.  

아기는 엄마품 에서 자는척 한다.  곧 이어서 우유병 물려줄것을 알기에^^  
엄마가 자리를 떠나자마자 우는 아기를 위해 다시 콜~~ 하기는 너무 미안하다.
탁구공만한 아기위장을 빠는 욕구대로 한껏 늘려 배를 채워준다.
늘어난 위장은  언제나 부족함을 느낀다.

모아동실하며  먹으려고 할때마다 젖을 물리려고 하면 혼자서 아기 돌보는것이 두렵고 한번 방에 갔던 아기는 다시 신생아실로 돌아갈수 없다는 이상한 병원규칙 때문에 당황스럽다.  

모유수유 를 준비하며 많이 공부한 엄마들은  아기가 생애 최초의 경험을 기억하고 그것이 인성형성에 절대적인 첫경험 이라는것을 알기에 엄마젖을 먼저 빨아볼수있도록 배려해달라고 병원에 부탁한다.
모유수유를 권장한다고 말은 하지만 모유수유전문가 한명도 배치되지 않고 너무나 바쁘게 돌아가는 병원 현실에  무늬만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이 될 수도 있고 홍보성 모유수유권장병원이 될수도 있다.

2박3일만에 조리원에 오면 이제 불기 시작한 유방은 아프고 아기는 이미 쉽게 배부르기에 익숙해져서 엄마가슴만 내밀어도 악을 쓰고 운다. 엄마는 눈물을 흘리며 젖먹이기에 사투를 벌인다.
엄마젖을 빨아서 배를 채우려면  우유병빨기의 50배 이상 힘이 들기 때문이다.

임부들 모두가 모유수유가 중요한줄 알지만 준비되지 않은 현실 앞에 이렇게 힘이 들줄 몰랐다고 이구동성 말한다.  사회적 분위기가 성숙한 일본은 모유수유율 90% 이상 인 반면 우리나라 모유수유 율은 아직 30% 를 밑돌고 있다.

요즈음 모유수유 를위해  국가가 나서서 보건소에서 토요부부출산교육을 통해 산전 교육과 실질적인 모유수유 준비를 가르치고 보건소마다 모유수유 크리닉이 늘어나고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준비된 산모는 확실히 다르다.

산후조리원을 운영하는 나로서는 출산후 첫 2-3주간 머무는 조리원이 산모에게 이런 도움을 줄수 있는 가장 합당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산후조리원의 출발이 이런 순기능을 담당하는 보조적 의료기관 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비의료인에 의한 첫출발 로 인하여 산모를 여왕처럼 모시며  오로지 몸매 가꾸기와 휴식과 영양을 취하는 공간으로  아기에게 가장 중요한 첫2-3주를 허비하면서 모유수유 를 실패 하기에 안성맞춤인 잘못된 의식을 심어주고  출산문화 를 왜곡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조리원은 엄마가 휴식을 취하며 아기를 키울 능력을 함양하며 어른으로 거듭나는 철학을 배워나가는 곳이어야 한다.  엄청난 거품과 턱없는 조리원가격 등 돈벌이 에만 혈안이 된 상업성을 배제하고 의료와 육아전문가들로 구성된 준의료기관 이어야 이 나라에 미래가 있다는 생각이다.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비로소 어른으로  재탄생을 경험하게 되며 올바른 잉태.출산.육아. 야 말로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가장 성스러운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첨부파일

이전글

부산시민센터 대관대여 안내

다음글

보건복지부장관상 수상을 신고합니다.